다들 알겠지만 급행이란 급하게 장거리를 가야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,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. 즉 이용객이 많을 때에만 운영한다.
따라서 급행에서 앉는다는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, 일종의 꿈과도 같은 것이다.
왜냐하면 워낙 사람이 많은데다가 그 사람들이 한 번 앉으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.
어째꺼나 급행을 타고 학교로 오고 있었다. 그러던 도중에 두 여자가 말하는게 들려왔다.
지금 생각해 보면 지하철에서 그렇게 크게 떠드는건 상당히 실례되는 일이다. 평소같으면 하여간 여자들이란 다 그렇지. 사내 대장부 가는길에 계집년은 필요없어. 사내 대장부 안해 어헝헝ㅎ헝ㅎ어 이라고 했겠지만 중요한건 그 두 여성분이 하는 대화의 내용이었다.
꺄르륵 쫑알 쫑알 쫑알 나 다음에 내린다.
다음에 내린다. 다음에 내린다. 그것이 환청이 되어 귓가에 맴돌고 내 눈은 내 여자에게만 따듯한, 그딴게 없어서 한없이 냉철한 도시남자의 눈이 되어 그 자리를 타게팅 하였다.
문제는 그 여성분은 꾀나 큰 소리로 대화하고 있었다는것. 경쟁자는 총 두명. 저 두명을 무찔러야만 나의 승리가 오는 것이었다.
한쪽은 너무 멀어서 자연스럽게 제외되었지만, 다른 한분이 문제였다. 그 여성분 바로 앞자리. 내리자 마자 앉을 기세. 나에게 승리의 기회따위 오진 않을것 같았다.
그래서 그냥 서서왔다.
Posted by wholic

